어느 날 문득, 진짜 문득,
손목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밤에 잠 자다가 어디 부딪쳤겠거니 하고 나뒀는데…
한 달 동안 나아지지 않아서 어제 진료를 봤더니 손목 건초염이라고 하네요.
일명 “드퀘르뱅” 병.
엄지를 사용해서 키를 누를 때 엄지 뿌리가 뻐근해지고, 특히 어디 부딪히기라도 하면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뼈가 울립니다.
치료는 꽤나 요란하네요.
매주 관절 주사, 물리 치료, 체외 충격파 등…
한 두 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재발도 잦다고 겁을 주네요.
휴대폰, 키보드 사용량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많은 병이라, 우리 포럼에도 고생하시는 분들이 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몇 개나 살 수 있는 돈을 병원에 낼 생각을 하니, 진작에 인체공학 키보드 좋은 놈으로 하나 살걸 하는 후회가 밀려 옵니다.
키보드를 중 2 때부터 두드렸고, 문서 작업이 많은 일만 20년 넘게 했으니, 고장날 만도 하네요.
10년 전에 눈을, 5년 전엔 목을, 이젠 손목까지…
뭘 더 가져 가지 마시고, 좀 삐걱 거려도 한 10년 만 더 쓸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