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와서 게시판을 떠돌다가 잠깐 한 마디 남겨봅니다아…
사람의 말에는 의도와 감정이란 것이 실리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라고 하는 겁니다.
상황과 문맥이 그대로 전달되는 ‘말’ 에서도 그러한데 하물며 ‘글’ 은 어떻겠슴까. -ㅅ-;
그런 의미에서 본문은
경험이 없고 배움이 필요한 사람이, 현직에 있는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간절하게 구하는 부탁의 뉘앙스보다는
야, 늬들 잘하는 거 나한테 좀 알려줘 바바
하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네… 그렇숨다. 저는 꼰… )
특히 저 마지막 이미지의 문구나 이미지 캡션에 들어간 문장이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줍니다.
(전 광고 카피인줄 알았어요…=ㅁ= )
제 생각에는 @Stupid 님께서 뭔가 아이디어 넘치고 학습의지가 있는 것은 높이 살만하지만
본인의 표현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읽힐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 편이신 거 같습니다.
이건 일종의 예의이기도 한데 가르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긴 해요. 그냥 역지사지 하면 간단한 거거등요.
본인이 미분방정식 논문을 쓰고 그걸로 전문가로 밥 벌어먹고 사는 입장인데
이제 갓 구구단 정도 외는 꼬마가 똑같은 방식으로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고 하면 어떤 기분이겠어요?
(그렇다고 @Stupid 님이 꼬마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오해 ㄴㄴ 그냥 비유일뿐임다.)
누군가는 그 분야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그 위치와 경력을 갖게 되었을 거예요.
그런 분들 중에 저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식의 표현은 무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질문하는 거 자체가 무례한 게 절대 아니죠.
당연히 개발환경직에 대한 질문 자체가 무례한 게 아니에요.
다만 @anon18360711 님이 본문을 보고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같고, 그에 대한 약간(?) 격한 반응을 하신거지요.
제가 왜 이런 생각을 갖느냐 하면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제 경험과 지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에 매우 적극적인 편이었어요. =ㅂ=/
그런데 요 몇 년 새 소위 말하는 요즘 친구들…(이라고 말하기엔 나도 요즘 사람이지만…)을 만나고 그들과 지식을 나누면서
제가 그들과 나누는 지식들이 무가치하게 소비되는 것을 느꼈어요.
저는 전공자도 아니고 지잡대에 학원 출신으로 혼자 헤딩하면서 살아왔거등요.
저는 그들과 나눴던 그 지식과 경험을 얻기 위해
꼬리뼈에 뿌리가 돋아날 때까지, 디스크가 터져서 집에 기어갈 때까지 앉아서 일하고 공부하고 사고 치고 욕먹고 그렇게 하나씩 알아왔거든요.
저는 개발자로서 쓸모 없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정말 간절하게 공부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은 지식을 그 친구들과 나누면, 별거 아닌 것처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심지어 그 친구들이 먼저 질문을 해서 답변을 해준 것들도 그럴 정도였죠.)
그냥 질문을 하면 답을 얻는 것을 당연하고 쉽게 느끼더라구요. 특별히 간절하지도 않고, 안 되면 말고… 식이더군요.
그렇다고 그렇게 전달한 것들을 제대로 활용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구요.
그런 친구들만 만나고 전체를 일반화 하는 게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커뮤니티, 게시판 등등을 봐도 그냥 요즘엔 다 그런 거 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아요.
(핑프라는 말이 괜히 생겼을까 싶어요…)
얼굴 안 보고 대화하는 게 가능한 시대에 살지만,
말을 할 때, 특히 질문을 할 때 본인의 말 한 마디가 대화 상대에게 어떤 느낌을 줄 수 있을 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써놓고 보니 이게 뭔 뻘소린가 싶네요.
죄송함다… (_ _)